현대 이현태 전기획실장 고발/증권거래법위반혐의/정씨일가엔 엄중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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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매각참여 35계열사도 경고/증감원
증권감독원은 27일 현대그룹 비상장계열사의 주식매각과 관련,이현태 전 종합기획실장(현 현대석유화학 사장)을 증권거래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계열사 종업원으로부터 미리 주식대금을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난 정주영 국민당대표와 몽구·몽근·몽준·몽헌형제 등 정씨 일가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하는데 그쳤다. 또 이번 주식매각에 참여한 35개 계열사에도 엄중경고했다.<관계기사 6면>
증권감독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 임시증권관리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증권감독원은 현대그룹이 현대중공업 등 5개 비상장계열사 주식을 종업원들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전체 주식 매각대금 1천6백76억원중 66%인 1천1백16억원이 유가증권 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정대표 등에게 건네졌다고 발표했다.
증감원은 91년 12월 7∼20일에 있은 주식매각이 종합기획실 주관아래 이뤄졌으며 계열사자금 63억3천만원이 종업원의 급여와 상여금만으론 부족해 대신 지급됐다고 밝혔다.
증감원은 현대측에서 종업원지주제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대표 등 대주주가 필요한 자금을 급히 마련해주기 위한 계획에 따라 증권거래법이 정한 절차를 어긴채 매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고발이유를 밝혔다.
증감원은 지난달 27일부터의 이번 조사에서 이현태씨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18일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이씨는 하루전인 17일 출국해 국내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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