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참전 40대 남자/고엽제후유증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평택=이철희기자】 월남전에 참전했던 40대남자가 제대후 22년동안 고엽제의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질병에 시달리다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4일 오전 3시쯤 경기도 평택군 진위면 은산리 206 정종도씨(47·농업) 집에서 월남전에 참전했던 전 맹호부대원 정씨가 정신착란증세에 시달리다 하수구배관에 머리를 다친채 9일만에 뇌출혈로 숨졌다.
정씨의 부인 강옥분씨(43)에 따르면 정씨가 지난 15일 오후 비행기소리가 들리자 『오뚝이가 떴다. 숨어라』고 외친뒤 하수구로 달려가 머리를 들이밀려다 배관에 머리를 다쳐 평택성심병원에 입원,소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집에 와있다가 숨졌다는 것이다.
강씨는 또 『남편이 제대 20일전 작전에 참가했다가 미군비행기가 뿌린 약이 안개처럼 내리면서 식물들이 죽는 모습을 보았다는 말을 했으며 정신착란증과 함께 지난 79년부터는 양쪽 손가락이 썩는 증세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