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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예찬’전에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공예가 김경신(52)씨가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한국 장신구 솜씨를 뽐냈다. 김씨는 한지(韓紙)를 활용한 우아한 브로치를 내놓아 장신구 비평가와 소장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 한국 출신 공예가 김경신씨
금속이나 보석을 재료로 쓴 유럽 작가들과 달리 부드럽고 은은한 한지를 선택한 김씨는 “메르켈 총리가 한지의 너그럽고 끈질긴 정신을 정치판에서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종이는 천 년 가고 비단은 오백 년 간다는 말이 있지만 한지만큼 오래 참고 오래 배려하는 물질도 없을 겁니다. 제가 만든 한지 브로치를 하고 정치 일선에 나서는 여성 지도자는 그 힘을 받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과 포르츠하임 예술대에서 귀금속 공예와 조각을 공부한 김씨는 이미 유럽에서 ‘한지를 쓰는 프라우 김’으로 널리 알려졌다. 특히 한지를 여러 겹 단단하게 붙인 뒤 파라핀으로 표면을 처리하고 금과 은을 전기분해 기법으로 결합하는 방법은 그가 처음 개발해 특허를 얻은 특수 처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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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전통 칠기를 오늘에 되살리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색이 오묘하니 그걸 바라볼 때마다 생의 신비가 솟아나요. 게다가 칠이 건강에 좋으니 더 좋지요.”
김씨는 전시가 끝나면 무덥고 습해서 칠기 제작에 맞춤한 베트남으로 떠난다. 김씨가 베트남에서 돌아올 때쯤 그의 손에 메르켈 총리에게 줄 칠기 찻잔이나 반상이 들려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