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의 재발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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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06면

‘송대 여요’ 전시실은 눈이 호강한다 싶을 만큼 좋은 도자기가 많았다. 줄을 서서 조심조심 완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탁 트이며 뭔가 다른 느낌이 싸 몰려왔다. 얼른 이름표를 보니 고려청자(사진)다. 송대 여요 속에 우리 고려청자가 일곱 점 섞여 있다. 피붙이를 만난 듯 반가웠다. 이번 특별전을 위해 일본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청자를 빌려온 것이다.

사연을 듣고 보니 고려청자 전문가인 이토 이쿠타로(伊藤郁太郞)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 관장이 특별히 가장 귀중한 컬렉션을 선뜻 내줘서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 똑같은 연꽃 모양 청자라도 고려청자가 더 완성도가 높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은은한 고려청자의 색을 두고 휘종 황제의 사신 서긍(徐兢)은 “도기 중 색이 푸른 것을 고려 사람들은 비색이라 부르는데 근래에 와서 제작이 공교롭고 색깔이 더욱 아름다워졌다”고 평했다. 나란히 놓고 보니 고려청자가 송대 여요 청자에 꿀릴 것이 없다. 이 국제 보물이 우리 땅에 없음이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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