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분실 휴대전화 주인찾기 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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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얼마 전 버스에서 그만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내가 부주의한 것이었기에 누굴 탓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 주워 잘 보관하고 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신호가 울렸고 누군가 받았다. 그런데 휴대전화 주인임을 밝히고 돌려달라는 얘기를 꺼내려 하자 상대방은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계속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예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 있었다.

내 전화기를 습득한 사람이 처음에 전화를 받은 것으로 봐 그 사람은 휴대전화를 돌려줄 생각이 있었으나 꽤 비싼 물건이다 보니 마음이 바뀐 것 같았다. 돈도 돈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연락처 등 중요한 정보들을 휴대전화기에 입력해놓고 쓰는 만큼 돌려만 준다면 사례할 생각도 있었는데 다 소용없게 되고 말았다.

남의 물건을 습득하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크든 작든 누구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한다. 이런 물건들을 서로서로 찾아주는 사회적 미덕이 없어진 것 같아 아쉽다.

박미정.인터넷 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