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내 남북통일 확실/영 이코노미스트 정보연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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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남서 흡수 불가피… 비용 10년간 5천억불
북한의 김일성체제는 개혁의 추진여부에 관계없이 반드시 붕괴되며 남북한은 앞으로 8년후인 2000년까지는 확실히 통일되고 95년이전에 통일될 가능성도 있다는 해외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21일 영국의 민간잡지회사인 이코노미스트 그룹산하의 정보분석 및 자문기관인 이코노미스트정보연구소(EIU)는 지난 4월에 발간한 남북한관계 보고서에서 통일은 점진적·단계적이 아닌 한 순간의 사건으로 다가올 것이며 통일의 중심세력이 될 남한은 통일에 따른 비용조달 등 전반적인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남북한의 통일비용은 정부와 민간부담을 포함,현재 남한의 조세수입보다 많은 연간 5백억∼6백10억달러로 10년간 5천억∼6천1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이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 보고서는 또 남북한이 통일되면 남한의 여당 등 보수파가 득세할 것이며 일본에 이어 동북아시아에서 최강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내용이다.
◇북한의 개혁전망=외관상 북한은 안정되고 통일되어 있는 것 같지만 내막을 보면 북한사회는 놀랄 정도로 균열되어 있으며 동구권의 몰락에서 보듯 때만 오면 급속히,그리고 완벽하게 무너질 수 있는 사회이다. 만일 개혁이 없을 경우 민중봉기도 가능하며 이같은 일은 김일성이 죽었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난 4월 80세 생일을 맞이한 김일성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90년대에서 계속 오래 견디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통일한국의 모습=한국은 2000년까지는 확실히 통일이 되고 95년까지 통일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으며 더 빨리 통일이 될 수도 있다. 독일 통일에서와 같이 한 체제가 다른 체제를 흡수·통합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통일비용의 문제=자딘 플레밍 서울사무소는 지난 90년 후반에 발표한 통일비용 추계에서 10년간 총 1천9백억∼2천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연간비용으로 환산하면 남한예산의 절반에 달한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90년들어 처음 3년간 1천4백억달러가 소요되면 90년대말까지 모두 2천5백억∼3천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북한의 GNP가 감소추세를 보인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정부는 10년동안 투자자금으로 매년 90억∼1백억달러에 보조금으로 60억∼1백60억달러가 소요되며 민간부문도 한이 없겠지만 북한산업 재건을 위해 최소한 3백50억달러 이상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한국의 정치와 사회=통일되면 북한은 독일에서와 마찬가지로 통일을 이룩한 남한의 여당을 지지할 것이며 이 경우 여당은 일본 자민당과 같은 양상을 보일 것이다. 또 정치이슈도 달라질 뿐만 아니라 남한에서의 정치세력판도도 변화,야당지도자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고 지역감정문제도 통일에 따른 이슈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날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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