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유혈시위 백20명 사망/20만이 반정구호… 군발포·비상선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방콕 AP·AFP=연합】 태국 수도 방콕에서 총리사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군중에 대한 진압군의 발포로 1백20명이 희생됐다고 태국주둔 미군 TV방송이 18일 보도했다.<관계기사 5면>
태국정부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2시30분 방콕일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오전 6시30분쯤 M16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군이 장갑차 3대를 앞세우고 시위대 수만명이 철야한 방콕 중심가 사남루앙 공원 인근에 투입돼 진압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현장에서 수천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전하고 병사들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쏴 희생자들을 냈다고 말했다.
역시 현장을 취재한 AFP 사진기자들은 군발포로 죽은 것으로 보이는 최소 20구의 시체를 목격,사진을 찍었으나 병사들에게 카메라와 필름을 압수당했다고 말했다.
군 발포와 이로 인한 사상자 발생 등에 관한 이들 보도와 주장은 그러나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체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친다 크라프라윤 총리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는 17일 방콕 일원에서 한때 20만명까지 모여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당국은 물대포 등으로 무장한 경찰로 진압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자 급기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다.
정부대변인은 시위대가 정부 청사를 공격하는가 하면 무기까지 탈취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져 비상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혔다.
한편 태국주재 한국대사관은 18일 방콕일원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교민회를 비롯한 관련기관과 교민들에게 안전대책을 강구하도록 당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