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어린이에「사랑의 일기」선물|인간성 회복운동 추진협 회장 김부성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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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오늘날 사회에서 횡행하는 폭력·납치·폭행·학대 등 각종 악폐는 치료가 어렵지만 꼭 치유돼야 하는 암과도 같습니다. 난치병인 암은 사후치료보다 사전치료, 즉 예방이 앞서야 합니다.「사랑의 일기장 쓰기 운동」은 사회의 암적 존재인 악폐와 악습을 미리 막아보려는 예방운동 입니다.』
올해로 고희를 맞은 어린이날을 기념하여「사랑의 일기장 1백만 어린이 함께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인간성 회복운동 추진협의회(약칭 인추협)김부성 회장(58·가톨릭대 의대교수)은 미래에 나라의 동량재가 될 어린이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암적인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첩경임을 강조했다.「사랑의 일기장」이란 그가 주도해 지난 90년 10월 창설된 후 남북 혈액교류사업 등을 펼쳐온 사회단체 인추협이 무료 보급하는 일기장으로 ▲인사하기 ▲양보하기 ▲질서 지키기 등 각종 도덕 항목들이 기재돼 일기를 작성한 다음 교사와 부모가 함께 인성을 계도하도록 꾸며져 있다.
『사랑의 일기장은 지난해 충남 연기군 조림 국민학교 유창수 교장(63)이 착안한 것을 인추협이 채택, 보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미 전국에 10여만부가 배포되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전액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이라 연간 7천만∼8천만원의 예산을 마련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30여명으로 구성된 상임위원들이 기금을 쾌척해줘 별 어려움은 없어요. 최근에는 학부모들이 원가인 권당 3백30원씩을 내면서 주문하는 학교도 생겨나고 있답니다.』
순수 봉사단체인 인추협의 취지를 뒤늦게 이해한 정부와 대기업이 지원을 자청해 왔지만 본연의 뜻을 훼손치 않기 위해 사양했다고 밝히는 김 회장은 앞으로도 순수 민간 차원에서 봉사정신을 지속시켜 가겠다고 했다. 현재 종교인·언론인·기업인·의료인·교직원 등 7천5백명이나 되는 전국 회원들이 푼푼이 모아 보내는 순수 성금과 성원을 결코 저버릴 수 없다는 것.
『인추협은 지금부터 11년 전인 지난 저년 결성된 순수 혈액기증 모임인「원 겔러너스 클럽」회원들의 손에서 태어났습니다. 대부분 30∼40대의 사회 중견인인 이들이 사회봉사의 뜻을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고 평소 제 소신과도 같아 쾌히 승낙했습니다. 우리의 의지가 실현되어 장래엔 우리나라가 덕목을 갖춘 올바른 사회로 뿌리내렸으면 합니다.』
국민적 이해와 관심이외엔 지금 아무런 도움이 필요 없다는 그는 남북의 혈액 교류사업도 우리의 본심이 하루빨리 전달돼 남북교류의 촉진제가 되기를 희망했다.<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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