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생포] 도피 중 뭐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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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지냈을까. 이라크 내 은신설과 국외 도피설, 여기에다 성형수술과 변장 가능성까지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후세인이 고향 티크리트에 숨어 지냈다는 쪽에 가장 큰 가능성을 두고 있었다. 이는 티크리트가 어느 지역보다 후세인 추종자가 많아 미군의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은신도 쉬웠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후세인 집권 당시 반체제 활동을 한 쿠르드애국동맹(PUK)은 지난 4월 9일 바그다드 함락 직후 후세인이 티크리트로 잠입했다는 주장을 여러차례 했다.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도 "후세인의 주변에는 결사항전을 맹세한 병력 수천명이 있었으며 이들의 최후 저항지는 당연히 티크리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외신들도 그동안 티크리트 주변에 친위병력인 공화국수비대와 휘하 결사부대인 페다인 민병대의 잔존 세력이 집결해 저항을 주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전했다. 미군 당국자들도 티크리트를 유력한 은신처로 지목하면서 후세인이 최측근만 동행한 채 하루에도 서너차례씩 거처를 옮겼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동의 유력 시사주간지 '알와탄 알아라비'는 최신호에서 후세인이 바그다드 함락 직전 시리아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잡지는 이라크군 고위 장성의 말을 인용해 "후세인의 탈출로 이라크군 지휘체계가 무너지면서 바그다드가 함락됐다"고 전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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