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한나라참패] 김홍업 "이제 의원으로 봐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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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낙연 의원. [무안=연합뉴스]

전남 무안-신안에서 당선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 민주당 김홍업(57) 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세습 정치'라는 역풍과 싸웠다. 하지만 DJ는 건재했다. 다소 힘들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경쟁자인 이재현 후보(무소속)의 출신지인 무안에서도 큰 표차로 앞서자 김 당선자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범여권은 김 당선자의 국회 입성이 통합에 힘을 싣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런 이유로 열린우리당 측은 현지에서 그를 지원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 결과를 이 땅의 모든 민주평화세력이 다시 하나로 통합하라는 뜻으로 알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통합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사이에서 빚어지고 있는 갈등을 조정해 보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 당선자의 등장은 대선 정국에 대한 DJ의 의중이 전달되는 통로가 국회에 생겼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그는 "DJ의 아들이 아니라 정치인, 국회의원 김홍업으로 봐 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DJ의 정치 개입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향후 범여권의 정계개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건가.

"많은 분들을 만나 말씀을 듣겠다. 통합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저의 승리를 통해서도 확인된 만큼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

-'세습정치'라는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이 표를 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지역 발전과 민주세력 통합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고 본다. 저에 대한 평가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잘해 지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겠다."

-국회에 입성하면 DJ의 의중을 전하는 '메신저'가 될 것이란 시각이 있는데.

"아버지는 정치를 떠난 분이다. 이제 국회의원 김홍업으로 봐 달라."

무안=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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