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당선자] 8전9기 '오뚝이' 무소속 서중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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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9기의 오뚝이 정치인-.

대구 서구 제2선거구의 서중현(55.무소속) 시의원 당선자는 "저를 일꾼으로 뽑아준 구민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남다른 감회 때문인지 서 당선자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대구의 대표적 '정치 야인'(野人)으로 불렸다. 여덟 차례 선거에 출마해 모두 고배를 마셨다. 1988년 4월 13대 총선에 출마한 이후 20년째 정치계에 몸담고 있다. 17대 총선까지 다섯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와 제1, 3, 4대 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 경북대 출신으로 중.고교 교사를 지낸 그는 대구경제살리기운동본부를 운영하며 정치인의 꿈을 키워왔다.

연이어 낙방한 서 당선자는 이번엔 눈 높이를 낮췄다. 하지만 상대 후보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약사 출신인 박주영(57.한나라당) 후보는 서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냈고 한나라당의 공천까지 받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로 꼽혔다.

그는 지금까지 다져 놓은 지역구를 다시 발로 뛰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마침 한나라당의 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사건이 불거지면서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밀어주자"는 동정 여론까지 일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결과는 두 배 이상의 표 차를 낸 완승이었다.

서 당선자는 "낙후된 서구의 발전과 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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