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대 자금고비 넘겼다/과열경기 진정·기업투자 축소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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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채도 2금융권 실세금리 접근
연중 최대의 자금고비인 4월말을 넘기고 5월에 들어서면서 시중 자금사정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지불준비금 마련에 힘겹고 부도설에 휘말리는 기업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사채금리가 제2금융권의 실세금리에 접근하는 기현상이 벌어질만큼 대기업의 급전수요는 거의 사라졌다.
이를 두고 금융계와 기업 일부에서는 이제 자금시장이 4월 고비를 넘기고 장기안정기에 접어들지 않았느냐는 관측까지 하고 있는데,무엇보다 성장감속기에 들어서면서 대기업의 대형 투자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든데다 금리가 현실화 된 중개어음 시장이 단기운영 자금의 물꼬를 지속적으로 터주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자금시장의 경색때 나타나는 타입자는 최근 완전히 사라졌고 A급 기업의 사채금리도 월 1.5%로 실세금리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대기업들이 연초부터 지금까지 3조원 이상의 중개어음 발행을 통해 필요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은데다 중장기 자금은 회사채 지급보증의 축소와 통화당국의 긴축기조로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기업의 설비투자가 큰폭으로 줄어들고 있어<그림참조> 자금사정이 상대적으로 안정되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자금 공급측면에서 1·4분기 회사채 발행이 전년동기에 비해 32%나 줄어든 7천6백억원에 그치는 등 전체 설비자금 공급이 지난해에 비해 불과 0.16% 늘어난 3조7천2백억원에 머물렀지만 자금수요 측면에서 1·4분기 민간부문의 기계류 수주실적이 1.8%의 소폭증가에 그치고 건축허가면적도 15.5%가 줄어드는 등 과열경기의 진정과 투자축소에 힘입어 자금시장이 상대적인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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