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깡통 마구 버리지 말아야"|「빈 캔 압축 수거기」 개발 광고사 대표 이병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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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새로운 광고 매체를 찾던 한 광고 업체가 「빈 캔 압축 수거기」를 자체 개발, 광고 효과와 자원 재활용의 일석이조를 노리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오륜기획 대표 이병선씨 (42)는 『날로 심각해지는 공해 문제와 관련, 공익 광고를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서 빈 캔 수거기를 생각해냈다』고 아이디어 개발의 계기를 털어놓는다.
오륜기획이 개발한 수거기는 맥주 캔 등 빈 캔을 투입구에 넣으면 압축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2cm정도로 압축되고 자체 감지기에 의해 철제 캔과 알루미늄캔을 분리해 모으는 장치.
한대에 철제 캔 3천개, 알루미늄 캔 1천개 등 모두 4천개의 빈 캔을 모을 수 있다.
기존의 쓰레기 분리 수거함이 철제와 알루미늄을 구분하지 않아 수거 후 일일이 다시 분리해야 재활용이 가능하고 운반할 때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등의 단점을 모두 보완했다.
『처음에는 미국 제품을 수입하려고 했으나 미국은 우리와 달리 캔 제품이 모두 알루미늄이고 값도 비싼데다 한꺼번에 5백대 이상 수입을 요구해 우리 실정에 맞는 제품을 자체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씨는 한대 제작비가 6백만원인 이 수거기를 올해 안에 1백대 가량 생산, 6월부터 일단 수도권 지역의 고속도로 휴게소·터미널·공원 등 빈 캔이 많이 생기는 장소에 설치할 계획이다.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없어 아직 스폰서가 많지 않지만 광고는 물론 공해 방지와 자원 재활용에 동참한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내년까지 1천대 이상 설치는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씨는 『현재 전국에 캔 제품 자판기가 4만5천대 가량 있고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빈 캔 수거기도 최소한 자판기 수만큼 전국에 설치돼야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수거기가 빠른 시일 내에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면서 모든 국민들이 빈 캔을 아무데나 버리지 않고 모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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