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특히 지난달 말 신임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국제 경쟁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쟁자들에게 우월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면 언젠가 우리 자신이 죽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포커경영론의 키워드는 불확실성과 결단력이다. "과거의 경영이 상대방이 펼치는 전략을 보면서 대응할 수 있었던 체스 경영이었다면, 현재의 경영은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 알 수 없는 포커 경영"이라는 것이다. 그는 "포커는 카드 패가 좋아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 자신의 생사를 결정하는 게임"이라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요구되는 것이 과감한 결단이다. "판세가 불리하거나 가망이 없으면 신속하게 죽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변화의 속도와 폭이 커지더라도 움츠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 번 움츠리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변화 속도에 크게 뒤처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변화에 적응하고 움직일 수 있기 위해 여러분에게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임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SK 관계자는 최근 "최 회장은 임원들을 다그치면서도 매번 '실패를 두려워 말자, 실패의 최종 책임은 내가 진다'는 발언으로 모임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