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YS” 발길 빨라진 민정계/대권후보 단일화 어떻게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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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획단 2월 가동 계파옹립 기대 박태준/독자선언 채비… TK계 무마 “숙제” 이종찬/노대통령 직계·TK 이춘구계 향배 관심
민자당의 대권후보 경주가 시작됐다.
김영삼 대표의 후보경선선언에 맞서 민정계주자 3∼4명도 출발선상에 자리잡을 채비를 하면서 민정계 후보단일화를 위한 막후절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화계의 JP(김종필 최고위원)는 일단 민정계와 「반YS」라는 공감대를 굳혀가고 있어 과연 반YS 단일후보는 가능한가가 대권정국의 1단계 관심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정계에선 먼저 박태준 최고위원이 「계파옹립」이란 형식으로 경선에 나설 뜻을 갖고 있다. 박최고위원은 2월초부터 포철멤버를 포함해 대선기획팀을 운영해 왔으며 이번 총선에선 주로 민정계후보들에게 자금지원을 했고 그중 20여명에게 상당한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대권도전을 시사해온 이종찬 의원은 「이종찬후보단일화」에 전력을 쏟으면서 여의치않을 경우 금주내로 독자출마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총선에서 나타났듯이 지역감정해소·세대교체바람이 새 인물을 희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TK(대구·경북)그룹에서는 박철언 의원과 김복동 당선자가 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의원은 5년후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경선에 나서거나 아니면 타후보협력의 대가로 뚜렷한 정치적 지분을 보장받겠다는 야심이다.
김당선자는 민정계 단일화여부를 지켜본뒤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육사11기·TK·대통령처남이란 부분이 행동반경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한동 의원이 경선참여까지 할지는 아직 미지수나 최소한 민정계후보 단일화과정에서 자기 몫을 챙기거나 아니면 이해대립이 극심할 경우 타협후보의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노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노재봉 전총리가 민정계 대안이 될수 있느냐에 대해선 해석이 구구했으나 경선이 시작된 마당에 그의 대안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정계 후보단일화는 이번주가 고비일 것으로 보인다.
4월8일께 전당대회가 공고되면서 후보등록이 시작될 전망이어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김대표가 대세론·대안부재론을 앞세우고 민정계를 파고들고 있는 터라 민정계로서도 더이상 후보조정에만 매달릴수 없는 형국이다.
단일화의 초점은 대략 「박태준이냐 이종찬이냐」로 모아지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박철언의원·김복동 당선자도 나름대로 세는 있지만 대중적 기반·출신지역·대선승리 가능성 등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박최고위원과 이의원은 두사람 다 JP·박의원·김당선자와 다른 민정계 중진들을 접촉하면서 자기쪽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지도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최고위원이 민정계의 합의를 강조하며 선거전 모임인 8인중진회의를 중심으로 중론을 모으려는데 반해 이의원은 오유방·장경우 의원 등 신정치그룹은 물론 JP계의 김용환 의원,김당선자를 활발하게 접촉하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박철언 의원은 이의원을 라이벌로 의식해 내부적으로 박최고위원쪽으로 몸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이한동 의원은 선택을 유보하고 있는 듯하다.
민정계 단일후보 추대의 관건은 역시 최대세력이랄수 있는 노대통령 직계 TK세력 움직임과 이춘구 세력의 동향. 민정계의 각계파가 의원 10명정도(대의원 1백50명선)의 소수세력으로 나눠져있고 계파마다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박최고위원은 노직계가 친YS로 돌아서면 세력이 상당히 위축되게 되어있다. 8인 중진회의 멤버(박준병 이춘구 이한동 심명보 이종찬 이자헌 박철언 김용환)중 이종찬·박철언세력 등이 떨어져 나가면 실제 박최고위원을 적극 밀어줄 인물이 별로 없기 때문.
그러나 대신 이종찬 의원쪽은 TK세력과 군출신들이 상당히 반감을 갖고 있어 이것을 극복하느냐의 여부에 성패가 걸려있다. 또 민정계가 후보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민정계 전체를 결속시킬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박최고위원이나 이의원 등은 노대통령이 노골적인 지지성향을 드러낼 수는 없다고 보고 계파설득에 나서고 있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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