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패배책임싸고 내분/김종필·박태준 “지도부에”/김영삼 “정부쪽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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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월 당대회 소집해야” 김영삼/“당개편위해 동반 사퇴”김종필 박태준/당 3역도 사의 표명
민자당이 총선패배에 따른 책임소재와 인책대상을 둘러싸고 계파간 뚜렷한 시각차이를 보이면서 내부갈등이 표출되는등 심각한 총선후유증에 휩싸이고 있다.
김영삼 대표의 민주계는 이번 선거를 당이 주도하지 못했으므로 당이 책임을 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정·공화계는 당의 응분의 책임과 함께 세최고위원등 지도부의 전면적인 개편을 요구,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이같은 계파간 이견은 대통령후보선출 문제와 맞물려 내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대표는 26일 아침 상도동자택에서 측근인 김덕룡 의원과 함께 패인분석과 사태수습책을 논의,▲총선전에 대권후계자가 결정되지 않은 점 ▲경제실정 ▲공천실패,특히 전국구공천잘못 ▲안기부원의 흑색선전과 부재자투표시비 ▲정주영씨 자격시비 등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관계기사 3면>
김대표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3역에게 책임을 절대 물을 수 없으며 이들에 대한 교체는 있을 수 없다』고 당에 책임이 없음을 주장하고 『내일(27일)청와대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5월 전당 대회를 예정대로 치러 대통령후보를 결정하고 그때 지도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며 대통령후보선출을 위한 5월전당대회소집을 정식요구했다.
김대표는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의 사의표명에 대해 『최고위원은 선출직이니 만큼 전당대회에서 결정해야한다』고 전당대회까지 현지도체제의 유지를 주장했다.
이에 반해 김최고위원은 25일 사표를 제출했으며 박최고위원은 26일 『나 자신은 국민과 당과 총재에 대해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특히 박최고위원은 『나를 포함해서 지도부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세최고위원을 포함한 지도부 총책임론을 주장했다.
민정계 신정치 그룹 등은 『김대표가 당의 얼굴로서 자신의 책임아래 선거를 치른다는 점을 강조한만큼 응분의 책임을 져야하며 당에 책임이 없다는 것은 책임회피』라고 비난했다.
민정계는 김대표가 선거를 대권전초전으로 몰고가 수도권등 다른 지역에서 감표요인이 됐다고 주장하고 국민당에 대한 대책마련에 방관적태도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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