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 걱정… 재계 어수선/국민당 득표 영향분석에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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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부와 마찰 따른 불이익대처 고심 현대/현대와 충돌 많아 확보의석수 신경 대우/기업간의 경쟁에 경제 주름살 우려 전경련
총선 투표일을 맞은 재계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재계는 투표결과 통일국민당이 원내교섭단체(20석)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운채 국민당의 득표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국민당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매고있는 현대그룹은 국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냐의 여부에 관계없이 정부와의 마찰이 가져올 「불이익」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표결과 국민당이 10석이하의 의석에 그쳤을 경우와 예상이상의 의석을 확보했을 경우 정부관료들 사이에 퍼져있는 반현대분위기를 극복하는 문제 및 「재벌정치」에 대한 여론의 향방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그룹과 최근 광고경쟁을 벌이는등 민감한 신경전을 벌여온 대우는 거꾸로 국민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많은 업종에서 현대와 부딪치고 있어 사업추진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비교적 중립적인 삼성과 럭키금성 등도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등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무역협회·중소기협중앙회등 경제단체도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는데 단체의 성격상 경제인의 단결된 목소리를 내야하는 이들은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총선후 재계의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사분오열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계에 현대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한동안 사업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총선후 한차례 정계개편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뭔가 길이 열릴 법하다』는 주장을 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총선후 주요그룹들의 사이가 나빠져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단체의 위상이 약화되고 기업들의 경쟁이 경제전체에도 주름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는 또 국민당을 통한 현대의 정치참여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간에 정부관료들 사이에 재벌그룹의 형성이 정치·사회에 미치는 폐해를 막아야한다는 분위기가 퍼져있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대기업의 업종전문화 정책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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