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상급자 소환 검토/검찰/유인물 작성등 “조직적 행동” 판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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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안기부 직원들의 흑색선전 유인물 살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공안1부는 구속된 안기부 대공수사국소속 한기용씨(37·사무관)등 4명을 상대로 조직범행·상부지시여부를 집중 조사한뒤 필요에 따라 안기부 상급자들을 소환,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한씨등이 『유인물을 친구 부탁에 따라 평소의 소문을 종합해 직접 작성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면서도 이 친구의 인적사항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고 유인물을 안기부안에서 복사한 점,한씨등 4명이 안기부 대공수사국의 같은 조원으로 독자적으로 유인물을 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상부의 조직적인 지시나 개입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유인물 내용이 광범위한 정보를 근거로 하고 있으며 대공수사국 수사3단은 사회문화분야 담당부서로 독자적으로 선거등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배후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한씨는 검찰에서 소문을 근거로 14일 초안을 만들어 친구에게 넘겨주었으며 이 친구가 여자필체로 편지형식의 유인물을 만들어 와 안기부사무실에서 4백부를 복사해 돌렸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그러나 흑색유인물 배포를 부탁한 친구에 대해서는 중학교때부터 서울 신촌에서 사귄 사람이라고 진술할뿐 다른 인적사항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검찰은 한씨등이 붙잡혔을 당시의 상황,유인물 살포과정에서 경찰 순찰차가 호위했다는 민주당측 주장의 진위여부를 가리기위해 민주당원 3명을 불러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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