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완벽한 정서 담아…진부한 소재가 흠

일반적으로 투고작품이 질적으로 향상되고 있어 오늘의 시조를 위하여 여간 반갑고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투고자들이 새로운 사람들로 바꾸어지고 있어 또 그만큼 오늘의 시조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진지하여 「중앙시조 지상백일장」의 권위를 높여주고 있는데 대하여 투고자 여러분과 기쁜 마음을 함께 하고자한다. 이제 새봄이 성큼 다가왔다.
우리 모두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각오로 우리의 호흡, 우리의 얼인 시조를 쓰고 가꾸는데 더욱 각별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동백」은 모처럼 만나는 신선한 언어의 공간이었다. 오늘의 시조가 지닌 「감상적 오류」를 극복한 완벽한 정서의 그것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장원의 자리매김에 선자간 일치된 의견을 보았다. 한가지 소재가 너무나 많이 다루어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지은이의 능력으로 보아 소재 선택면에서도 새로운 정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바람변주」는 의욕만큼 정서의 안정을 가져다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소재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주제의 선명성 접근에 무리가 없었으며 「순이」는 역사적 현실을 서정을 바탕으로 하여 더욱 새로운 현장감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기」는 약간의 손질을 거쳐 발표하기로 했다. 지은이는 시에 있어서 수사가 지니는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스스로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봄소식」역시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시는 있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언어의 힘이기 때문이다. 「시댁마을」 「입춘」 「산가」는 모두 언어를 다루는 힘이 부족했으나 그 나름의 안정된 정서가 「입선」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감상의 오류」가 아닌 객관적 정서가 좋은 시를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심사위원:윤금초·유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