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즐기는 피아니스트 되고싶어요 피아노-한기정(서울대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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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음악 꿈나무」들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중앙일보사가 지난 75년이래 매년 실시해 온 중앙음악콩쿠르가 올해로 제18회를 맞아 피아노·바이얼린·첼로·성악·작곡부문의 유망주들을 찾아냈다. 1백49명의 음악도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 이번 콩쿠르에서 제1차 예선(3∼7일), 제2차 예선(10∼11일)을 거친 24명이 본선(16∼17일)을 치른 결과 최종 선발된1∼3위 입상자는 15명. 첼로·성악여자부문은 1위없이 2위·3위, 바이얼린 부문은 3위없이 1위·2위만 뽑혔으며 피아노·작곡·성악 남자부문은 1위·2위·3위에 모두 1명씩 입상했다. 시상식을 겸한 부문별 최고위 입상자들의 기념연주회(무료 입장)는 21일 오후2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렇게 큰상은 처음인데다 지난 8년 동안 저를 지도해주신 정진우교수님(서울대)의 정년퇴임 기념선물이 된 셈이어서 더욱 기뻐요.』
만3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이래 바이얼린·미술에도 욕심을 부려본 적이 있지만 역시 피아노가 제일 적성에 맞아 계속 피아노에 매달렸다고.
『콩쿠르 때 피아노가 달라지면 누구나 애를 먹지만 사실상 그 피아노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따지고 보변 연주자의 역량 탓』이라고 덧붙인다. 자신은 매우 긴장하고 연주하는데 자신 있게 연주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한기정양은『정선생님께서 늘 말씀하셨듯이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연주자, 무리하게 자신을 몰아세우기보다 스스로음악을 즐기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다.

<심사평>박진감 넘치는 표현 등 돋보여
올해 과제곡은 매우 어려워 참가 학생의 감소, 수준저하를 우려했으나 기우로 끝났다.
27명 가운데 1위로 입상한 한기정은 좋은 체격에 걸맞은 폭넓은 다이내믹의 구사, 서정감 넘치는 노래, 대담하게 밀어붙이는 뜨거운 열기로 박진감 넘치는 표현을 했다. 2위 최연희는 안정되고 침착한 곡 진행으로 각 성부의 움직임을 섬세히 부각시켰다. 한기정이 수평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면 최연희는 수직적인 음색을 강조해 안정 추구에 중점을 두었다. 정진자 <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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