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선거방송 왜곡·편파 내용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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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각 방송사의 TV선거방송이 내용 면에서 왜곡·편파가 심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서울YMCA 시청자 시민운동본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6일까지 KBS·MBC·SBS-TV 3개사의 보도·시사·기획프로그램을 모니터 한 결과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대통령 동정기사와 정부의 각종 선심성 사업계획발표들이 거의 모든 뉴스프로그램에서 무비판적으로 보도되는 것은 교묘한 왜곡방송이라고 지적했다.
겉보기엔 별 문제가 없지만 북한의 핵사찰 관련기사를 중점 보도하면서 위기의식을 높이고 안정심리를 유도하는 경향과 비교해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유권자의 투표권행사에 영향을 미칠 이 같은 선거방송의 흐름은 친여 편파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예컨대 KBS『9시 뉴스』, MBC『뉴스데스크』, SBS『8시 뉴스』를 중심으로 한 보도프로그램 내용 중「마산·창원·김해 광역 교통망실시」(지난달 28일),「중부교통망확장」(4일), 「대구공항건설」(6일)등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아무런 분석기사 없이 보도됐다.
정부 각 부처에서 발표한「광역 상수도 5단계 실시」(지난달 29일),「물가 3%내 억제」(3일)등도 선거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치 않고 무비판적으로 보도됐다.
반면 지난달 말부터 연일 전파를 탄핵문제·남북문제 등 국민의 안정심리를 유도하는 내용이 확대보도 된 것은 결과적으로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편파보도사례로 제시됐다. 이 보고서는 정부와 집권당에 불리한 선거·사회 관련기사를 아예 방송하지 않거나 줄여서 보도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MBC『뉴스데스크』의 경우 지난달 26일 민자당 이강두씨의 현금 제공 사건을 내용이 폭로된 후에도 보도하지 않다가 검찰이 내사한 후에야 뒤늦게 보도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밖에 이 보고서는 선거에 대한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투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심층 시사프로그램이 거의 편성돼 있지 않은 점과 유권자·후보자들에게 필요한 정책·공약 보도가 부족한 점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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