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도산 무리한 시설투자탓 16%/「자동화」활용 미흡… 생산에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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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기공단분석… 36%는 판매부진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자동화시설 등에 대한 설비투자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잘못 설비투자를 하면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
12일 중소기업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가 난 4백16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도산원인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16.6%인 69개업체가 무리한 시설투자로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설비투자가 도산원인으로까지 꼽히게 된 것은 최근 노사분규와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기업주들이 자동화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으나 자동화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데다 시장수요예측을 정확히 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분석한 생산자동화의 문제점을 보면 ▲경영자들이 자동화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주기계만 도입하고 관련설비의 보완을 소홀히 함으로써 장비 전체의 효율이 떨어지고 있으며 ▲시스팀 선정을 잘못하거나 자동화시설을 다룰 수 있는 숙련된 기술자가 부족하고 ▲생산현장의 요구와 동떨어진 외국설비를 무작정 들여오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생산공정의 전체 흐름을 무시한채 일부 공정만 자동화함으로써 공정불균형을 가져와 오히려 불량률이 높아지는 경우 ▲남보다 먼저 생산자동화 했지만 다른 업체가 그보다 성능이 우수한 시스팀을 구축,선발업체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있었다.
한편 4백16개 업체중 36.1%인 1백50개 업체가 제품판매부진으로,25.2%인 1백5개 업체가 판매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문을 닫았으며 관련업체의 도산으로 함께 무너진 업체도 25개(6.0%)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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