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이 아빠" 아우성에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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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앙일보 3월4일자 사회면 촛불란에는 중랑갑구에서 열린 모당의 당원 단합대회 모습이 실려있다.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면서 방송되고 있는 TV드라마의 인기 출연진을 보겠다고 아우성치는 아주머니들의 낯뜨거운 행태는 14대 총선을 맞이한 유권자들의 의식 수준을 짐작케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항간에서는 출마자의 연속극 출연을 두고 선거운동의 일환이라며 심심찮게 입에 올리고 있는데다 극중 성격도 일부러 고약한 구두쇠에서 근검 절약하며 양로원과 사원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호인으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형편이다.
기사에 따르면 축하객으로 참석한 현역의원과 출마 당사자조차「대발이 아버지」운운하고 있는데, 이는 극중 이미지를 은연중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게다가 입후보자가 아닌 「대발이 아버지」를 보러온 유권자들이 보여준 아우성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떳떳하다고 외친다고 떳떳함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성이 함께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할 줄 아는 유권자들의 성숙한 의식을 기대한다.【박미라<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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