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골프야 놀자Ⅱ ⑨ 3번 우드 잘쓰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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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트업 전 3번 우드와 아이언은 똑같다고 생각해야 한다.

안녕하세요, 김미현입니다. 이번 주는 저에겐 의미 있는 한 주입니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긴(Ginn) 오픈이 열리기 때문이죠. 긴 오픈('긴'은 미국 부동산 재벌의 이름으로 이 대회의 스폰서입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진 오픈'으로 알려졌더라고요) 우승을 통해 "김미현은 끝났다"고 하던 사람들의 평가를 뒤집은 계기가 됐죠.

지난주에 대회가 없어 잘 쉰 데다 대회장에서 집이 가까워 이번 주엔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게 됐습니다. 걱정되는 것은 이번 주에 날씨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회가 열리는 리유니언 골프장은 6505야드로 전장이 긴 편은 아니지만 비가 와서 땅이 젖으면 체감거리는 200야드 이상 길어집니다. 파4 홀에서는 평소보다 한 클럽 이상 더 쥐어야 하기 때문에 저는 특히 우드를 많이 써야 해요. 18번 홀은 오르막 지형에 420야드나 됩니다. 이 홀에서는 세컨드 샷을 3번 우드로 해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 홀은 매 라운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중요한 홀이고 최종라운드에서는 우승을 다투는 홀이죠. 그래서 반드시 파를 잡아야 합니다. 3번 우드를 잘 다뤄야겠죠.

3번 우드에 부담을 가지신 분이 많습니다. 상당한 실력을 지닌 프로 중에도 "3번 우드가 부담된다"고 하는 선수가 있을 정도니까 아마추어 골퍼라면 더욱 그렇겠죠.

3번 우드로 샷을 할 땐 실수가 많이 나옵니다. 샤프트의 길이가 길어 다른 클럽보다 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샷 거리가 길어 훅이나 슬라이스가 날 경우 OB를 내거나 해저드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더 부담을 갖게 되고 샷을 하기도 전에 결과에 대해 걱정하고, 결과를 보려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헤드업이 되는 거죠.

이런 분들은 세트업에서부터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3번 우드를 쥐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8번이나 9번 아이언을 잡았다고 생각하세요. 클럽의 길이가 바뀌었을 뿐 어차피 세트업 때의 각도가 달라지진 않거든요. 손의 위치도 같고 무릎이나 허리를 굽히는 각도도 같기 때문에 스윙 형태도 똑같습니다. 일부러 쓸어치려고 하지 마세요. 스윙 전에 이런 점을 생각하시면 부담이 많이 줄어들 거예요.

3번 우드는 드라이버처럼 때리는 클럽이 아니에요. 아이언처럼 부드럽게 친다는 기분으로 스윙해야 결과가 좋습니다. 그립을 짧게 쥐는 분이 많은데, 이것도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3번 우드로 칠 때 일어서는 분이 많아요. 거리를 많이 내려는 욕심에 강하게 때리려고 하니까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이 상태로 스윙을 하면 볼이 맞기도 전에 몸이 열리면서 일어나게 됩니다. 결과는 슬라이스죠.

어깨에 힘을 빼고 아이언을 쥔 듯 편안한 마음으로 세트업을 해야 합니다. 세트업을 했는데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느낀다면 세트업을 푸는 한이 있더라도 편안하게 세트업해야 합니다.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세트업에 들어가서 아이언처럼 부드러운 느낌으로 스윙을 하세요. 때리지 않아도 원심력이 크기 때문에 생각보다 강력한 타구를 날릴 수 있습니다. 볼이 일직선으로 똑바로 날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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