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민족 무술대전 추진 국제연맹합기회 명재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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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 민족의 정기와 얼은 문화재나 민속놀이에만 서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통무술은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호국에 나섰고 치안이 흐트러질 땐 사회기 강 잡기에 주저치 않았어요. 수 천년 동안 우리민족을 지켜온 정신이고 저력이었습니다. 이제 급격한 서구문명의 유입과 그에 따른 편의주의를 박차고 단련을 통해 전통무예를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10월3∼9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제1회 한민족무술대전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무술총연맹산하 국제연맹합기회 명재남 국사(55)는 전통무예 보급이 이 나라의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 합기도의 원조 고 최룡술씨에 이어 국내 전통무예를 주도해온 그는 최근 격투기·불무도·십팔기·활기도·활법협회·화랑도 등과 공조체제를 갖추고 한국무술총연맹을 창립했다.
『독일의 통일과 소련의 붕괴 등 국제사회질서가 흔들리고 해빙물결이 밀어닥치는가 하면 자유무역의 파고가 점점 더 높아지는 현실에서 민족주체 정신은 절실하다고 봅니다. 이즈음 우리 무예인들이 단합된 모습으로 민족통합의 의지를 선보이는 것은 매우 의의 있는 일이지요.
추진본부가 결성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교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성원을 받고 있습니다.』
십팔기의 김광석, 격투기의 김귀진, 화랑도의 김일남씨 등 각급 단체협회장들의 도움으로 이달 초 서울 서초동에 추진본부((585)8451∼2)를 개설한 그는 이 무술대전이 현재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를 제외한 「사라져 가는 전통무술단체」들의 경연대회 성격을 띠고 있지만 한민족의 대동단결을 표방한 만큼 북한을 포함한 50여개국에서 수만명 규모의 각종 무예인들이 초청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알려지지 않거나 숨겨져 있는 각종 무술과 무예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작업도 병행될 것이라고 했다.
『전통무술을 발굴·보급·발전시키는 일은 어떤 개인이나 일부단체의 힘으로는 불가능해요. 국민적 성원과 관심, 정부의 이해와 지원이 절실하게 요청됩니다. 전통 무도가 체계화·과학화·조직화되지 못하고 유사한 무술들이 난립, 개인적 명예와 사리사욕을 채우는 경우도 많아요. 이번 기회에 진정한 무도정신을 선보이고 선양·보존할 디딤돌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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