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硏 개발 가두리 '매미'도 손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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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해양연구원이 지난 5월 개발을 끝낸 양식장용 가두리가 화제다. 9월 초 특급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할퀴고 지나갔지만 해양연이 경남 통영 앞바다 등 전국 5군데(3.7㏊)에 설치한 바다목장연구센터 가두리 양식장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이다.

해양연 가두리가 견고할 수 있었던 핵심부품은 자체 개발한 브라켓(사진).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부력 파이프를 연결하는 장치로, 거센 파도가 몰아칠 때 가두리 구조를 유지해주는 1차 완충장치다. 전체 가두리 제작비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다.

재질 또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기존의 PE 브라켓에 비해 충격에 강할 뿐 아니라 1백25도까지 휠 정도로 탄력이 좋다. 해수 등에 부식되지 않고 각종 해조류의 번식을 막을 수 있어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의 PE 브라켓과 달리 분리형으로 만들어져 그물의 거치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높은 파도가 몰아쳐도 양식 중인 고기가 도망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태풍 '매미'에도 해양연 가두리는 경미한 수준의 피해가 발생했을 뿐 양식장 원형과 양식 어류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개발을 주도한 박용주 통영 바다목장연구센터 현장소장은 "해양연 가두리가 튼튼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이를 설치하려는 양식업자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가로.세로 14m 설치비용이 8백만원대로, 5년 전(4천만원)에 비해 대폭 떨어져 전국 어장에 빠른 속도로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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