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금융개방 거센 압력/3월 「정책협의회」앞서 일정제시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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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년을 끌어오던 통신협상이 타결됨에 따라,금융시장 개방문제가 한미간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연례 한미 경제협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포괄적으로 지적될 것으로 보이며 3월 중순께 역시 워싱턴에서 열기로 계획된 한미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의 한미 경제협의회에서는 해운·항공·철강등 양측의 관심사항이 논의되고 우리측의 경우 앞으로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남북한간 거래를 내국간거래로 인정해주도록 미국측의 협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측이 최대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한국의 금융시장개방확대로 미국측이 이번에 금융관계를 의례적 성격이 강한 한미 경제협의회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3월중 금융정책협의회에서 논의하자고 요구해온 것도 금융시장개방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1월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때 미국측이 한미 경제협의회를 통해 「동반자적 기업활동」을 위한 방안을 협의토록 요구했던 것도 미국측이 개별적인 통상현안의 해결보다는 제도적 문제점의 개선,특히 금융제도의 개선에 중점을 두어나가겠다는 의사를 보여준 것이다.
정부는 우리의 대미무역적자폭이 크기 때문에 한미 통상관계를 비교적 무난한 상황으로 보고있으나 금융시장 개방요구는 이와 관련없이 우리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은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최소한 금리자유화·외환 및 자본거래 자유화·원화 조달 기회확대·은행감독규제의 명료화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및 일정을 포함한 청사진을 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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