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일주의 내건 극보수파/공화당 후보 부캐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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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일랜드 이민의 아들로 가톨릭신자인 부캐넌(54)은 공화당내 보수파중의 극보수파로 일컬어지고 있다.
워싱턴 DC에서 출생,동네꼬마 주먹노릇을 하며 자란 그는 지금도 행동과 사고가 투박하고 고집스럽다. 그러나 외모와 달리 조지타운대를 우등으로 나와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신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명문대출신 엘리트로 신문기자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닉슨 대통령의 보좌관을 거쳐 포드와 레이건 대통령 행정부의 고문을 지냈으며 최근까지 CNN텔리비전의 시사대담프로를 맡아 활약해왔다.
부시 대통령의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미국내 우익보수그룹의 지지를 얻고 있는 부캐넌 후보는 『부시가 실속없는 글로벌리스트(세계주의자)이며 국제주의자로서 미국의 세계 제일 위치 유지에 실패한 장본인』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제일주의(America First)」와 고립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그는 특히 부시가 90회계 연도 예산안통과시 의회에 약속한 세금동결계획을 스스로 파기,역사상 가장 과중한 세금인상을 획책했다고 비난하는등 기세를 올려왔다.
이같은 보수주의 경향이 세금인상 반대 및 적극적 경제성장정책 촉구등의 주장과 연결돼 상당한 공감을 얻으면서 이번 예비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켜 부시 진영에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부캐넌의 성공이 그의 적극적인 유세에 힘입은 것이 아니고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고조되고 있는 이른바 「반 부시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어 그가 앞으로도 계속해 바람을 일으켜 후보지명까지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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