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병충해 기승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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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기상관측사상 다섯번째로 한강이 얼지 않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올 겨울은 현재까지 지난6년간 계속돼온 이상난동 중에서도 가장 따뜻했던 88년 겨울 평균기온 섭씨2.8도보다 높은 3도정도로 나타나 금세기최고의 난동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의 피해가 커지고 겨울용 상품이 불황을 겪고 있으며 병균과 해충의 월동이 예년보다 크게 늘 것으로 보여 올 여름 농사의 흉작뿐 아니라 전염병의 기승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올 겨울 기온은 91년12월이 평균 섭씨3.4도로 예년12월 평균치보다 2.4도 높았으며, 지난1월 기온도 섭씨2도로 평년의 섭씨영하 0.9도보다 훨씬 따뜻했다. 게다가 약간 쌀쌀하게 느꼈던 2월마저도 15일 현재 평년의 0도보다 높은 섭씨0.9도를 나타냈다.
특히 올 겨울은 가장 따뜻했던 88년 겨울에 버금가는 데다 1904년 이후 71년, 72년, 78년, 88년 겨울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한강이 결빙되지 않는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같은 이상난동에 대해 기상청 예보관리과 채종덕 과장은 『올 겨울도 시베리아의 한랭 건조한 대륙성고기압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데다가 다소 발달된 고기압도 대부분 한반도인 남동쪽으로 확장하지 못한 채 만주지역인 동독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밖에 기상청 관계자들은 엘니뇨현상·지구온난화 등을 한 원인으로 들고 있는데, 특히 엘니뇨현상은 최근 미국 기상청의 발표대로 크게 기슴을 부려 우리나라 올 겨울 이상난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올 겨울은 기온 이외에 다른 해에 비해 영동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동쪽으로 치우친 대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북동기류가 유입되면서 동해의 수분을 흡수해 눈을 많이 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기상현상보다는 농수산물의 피해와 올 여름 전염병기승이 피부에 더 와닿는 현상.
우선 농작물은 보리 등이 웃자라 황화현상을 보이는 데다 동해까지 예상된다.
특히 농작물에 병해충의 월동률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여 올 여름 농사의 흉작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 인체의 면역체계가 붕괴되면서 감기를 비롯한 열후염 환자가 다소 많아졌다.
연세대의대 윤방부 교수(가정의학과)는 『특히 따뜻한 기온으로 병균이 많아져 올 여름 전염병의 기승이 우려된다』고 말한다.
또 수산물은 김 등이 갯병으로 흉작이 예상되며, 영하 6도 이하의 날씨가 20일 이상 계속돼야 어장이 형성되는 대구 등 한대성어류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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