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원자바오와 정상회담 "6자회담 中역할 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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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9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대만 독립문제, 북핵 해결방안, 양국 무역현안 등에 관해 논의했다.

10일 새벽(한국시간) 현재 회담결과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溫총리와의 회담에서 미국은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동시에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 자제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회담에 앞서 행정부 내 한 고위 관리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일이 마련한 대북 안전보장 제안안을 토대로 2차 6자회담이 성사되고 북한이 핵포기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줄 것을 溫총리에게 당부한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에 앞서 백악관은 남쪽 잔디밭에서 溫총리에 대해 국가원수급 환대에 준하는 환영식을 베풀었으며 두 사람은 회담 후 오찬을 같이했다. 부시 대통령은 溫총리에 대한 환영사에서 "중국의 존엄성은 경제적 자유화와 개인.정치적 자유와 조화를 이룰 때에만 보장될 수 있다"며 은근히 중국의 민주화 정치개혁을 촉구했다.

이날 의전행사에서는 溫총리가 중국 국가주석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원수들에게 제공되는 21발보다 두 발 적은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양국 국가에 맞춰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국기에 경례하기도 했다.

溫총리에 대한 예우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주룽지 총리에 대한 환영보다 급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부 내 관리는 "시간이 변했으며 미국은 지금 전쟁 중인 나라"라며 "현 행정부는 과거 행정부들이 외국 손님들에게 보여준 의전보다는 한발 뒤에 서 있다"고 말했다.

溫총리는 지난 7일 일주일간의 미국 방문을 시작해 뉴욕을 거쳐 워싱턴에 도착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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