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씨 “아리송한 출국해명”/본사기자와 두차례 회견서 발언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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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가 털어놓으면 세상이 발칵 뒤집힐 것”1차/“외부압력에 도망칠 사람이 결코 아니다”2차/“정당들 성명전은 고급코미디… 오해 풀기위해 17일께 귀국”
국민당에 참여,정치에 입문했다가 돌연 출마를 포기하고 출국해 정치적 외압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기연예인 이주일씨(본명 정주일)는 14일 『내가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면 세상이 발칵 뒤집힐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말해 그의 출국이 정치적 압력에 의해 강요된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씨는 이날 홍콩의 한 중국식당에서 가진 회견에서 정치적 압력을 받았음을 시사했으나 기자의 요청에 따라 조용한 해변의 한 클럽으로 자리를 옮겨 가진 2차회견에서는 자신의 말을 번복,정치적 압력을 받은바 없으며 앞으로도 계속 연예인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돌연한 출국으로 국내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같은 오해를 풀기위해 17일 귀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씨와의 2차에 걸친 회견 1문1답이다.
◇1차회견
­이번 출국과 관련,정치적 압력을 받은바 있는가.
『내가 모든사실을 털어놓으면 세상이 발칵 뒤집힐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말할 수 없다. 나는 어디까지나 순수한 마음으로 사회봉사를 하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가졌으나 현실에서 용납되지 않았다.』
­한국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정치는 이래선 안된다. 한국에서 모든 사람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은 그만큼 정치가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출국기간 미국에 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미국에서는 무엇을 할 예정이었는가.
『지난해 11월22일 아들 창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나의 주변에서 발생한 일들을 모두 정리,책으로 엮을 생각이었다.』
◇2차회견
­이번 출국은 정치적 압력이 이유가 아닌가.
『돌연한 출국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것이다. 나는 보통사람으로서는 결코 참을 수 없는 모욕과 수모,배고품속에 자란 사람이다. 외부압력에 겁이나 홍콩으로 도망할 내가 아니다. 이번 출국때 김포공항에서 많은 기자들이 나를 취재했다. 만약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면 그자리에서 모두 털어놓았을 것이다.』
­다른종류의 압력을 받은바는 없는가.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명지대 정태수군 돕기행사에서 나에게 달걀을 던진 정장차림의 30대 청년 10여명은 분명히 학생들은 아니었지만 그 정체는 지금도 모른다. 또 내가 경영하고 있는 서울 캐피탈호텔 지하나이트클럽 등에 수시로 위생검사등 사찰이 나오고 있고 내차에 주차위반 딱지가 붙곤했다. 그러나 이것을 정치적 압력으로 보고싶지는 않다.』
­이번 정치포기 선언은 무엇때문인가.
『국민당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지만 평소 친면이 있는 정주영 회장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코 정치에 뜻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공천신청도 한 사실이 없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국민당 지부발기대회와 지구당 위원장직을 맡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구리시 시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시민들이 보여준 열렬한 지지와 성원은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의 정치포기는 오랜 갈등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번 출국과 관련,민자당·국민당의 상반된 성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개 연예인인 나의 출국과 관련,양당이 성명을 냈다는 것은 「하이코미디」다. 앞으로 이같은 수준높은 정치코미디를 TV가 다루면 좋을 것이다.』
­미국에는 언제 갈 것인가.
『국내의 오해를 풀기 위해 17일께 귀국할 생각이다. 아직 미국행 비행기표는 구입하지 않았다.』<홍콩=전택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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