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개방 약속 안 지키면 일본과 FTA 협상 안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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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사진)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신중하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신 한.유럽연합(EU) FTA 협상은 가능한 한 서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의 개성공단 원산지 논란에 대해 "해석상 차이일 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일본 관방장관이 한.일 FTA 협상 재개를 제의하고, 중국 총리도 조속한 한.중 FTA 체결을 희망했다.

"일본이 당초 약속대로 농산물 시장 90%를 개방하지 않으면 협상을 재개할 생각이 없다. 일본은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한.중 FTA는 농업 분야 영향을 따져 보고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다."

-한.EU FTA협상이 다음달에 시작되는데.

"EU는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 상대다. 가급적 빨리 협상을 진행할 생각이다."

-한.미 FTA에 이면 합의는 없었나.

"전혀 없다. 5월에 협정 내용을 100% 다 공개하겠다. 원래 공개 않고 숨겨야 이면합의 아닌가."

-협상 결과에 만족하나.

"이번 FTA 협상 내용에 미국 의회가 불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재협상은 없다는 점을 밝혀 둔다. 미 의회가 비준동의를 안 한다면 이는 50년 동맹을 깨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산 쇠고기는 언제 수입되나.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 결정이 나오면 합리적 수준에서 합리적 기간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라 처리될 것이다."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가 논란이다.

"(같은 협정문을 놓고) 해석상의 차이일 뿐 문제될 게 없다. 나는 긍정적 측면을, 미국의 카란 바티아 협상대표는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을 뿐이다. 똑같은 말이다."(※김 본부장은 북한의 다른 지역도 역외가공지역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고, 미국 바티아 대표는 협정문에 '개성공단'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한국인 비자 면제 가능성은.

"비자 면제와 FTA는 직접 관계가 없다. 그러나 미 의회가 비자 프로그램을 바꾸면 우리가 1순위다. 올해 말 내년 초께 비자 받느라 미 대사관 앞에 줄 서는 일은 없어질 거다."(※한.미 FTA가 미 의회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VWP)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중국.일본도 미국과 FTA를 추진하지 않겠는가.

"그들 사이에는 경제 문제 외에도 복잡한 국제 정치가 얽혀 있다. 상당 기간 체결이 어렵다고 본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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