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 박 '줄세우기'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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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5일 한나라당 울산시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하다 보면 결국 (특정 후보를) 지지하느냐 지지하지 않느냐는 자연스럽게 구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줄서기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경선) 날짜가 확정됐기 때문에 이제 당원들은 선택하는 것이고, 누가 줄을 세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론을 감안해 본인의 선택에 따라 결정하는 것은 지지이지 줄서기가 아니다"며 "이를 두고 '줄서기다' '아니다'라고 구분하는 것은 의원들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최근 이 전 시장의 측근인 이재오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주장하는 등 당직을 맡은 의원들의 줄서기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 전 시장의 발언은 이런 박 전 대표 측의 주장을 정면에서 반박한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박 전 대표 측이 제기해온 후보 검증론에 대해서도 이견을 표시했다. 그는 "2002년 이회창 후보 때도 당내에서 네거티브 공세를 한 건 아니었는데 요즘은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줄세우기' 발언을 반박했다. 이 전 시장이 "의원 본인들 선택에 따른 결정"이라고 한 데 대해 한선교 대변인은 "줄세우기냐 아니냐는 지난번 원희룡 의원이 언급한 '국회의원의 배지를 만지면서 한 번 더 해야지라고 얘기한 인사'가 누군지를 밝히면 해결될 일"이라며 "예로부터 천지지지자지아지(天知地知子知我知.하늘도 땅도 너도나도 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도 "회유.협박.금권을 동원해 강제로 줄을 세우는 것이 문제"라며 "자발적인 선택과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과 관련, "진정한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큰 나라와의 경쟁, 세계와의 경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영상대 특강에서다. 그는 "덩치 큰 미국과 자유무역으로 경쟁해 우리가 살아남겠는가, 농업이나 기타 산업이 망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분도 많다"며 "그러나 국내에서 경쟁하고 우리끼리 밥그릇 싸움에만 매달린다면 결코 일류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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