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 방뇨하는 사람 당장 멈추세요" 영국에 말하는 CC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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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흰 셔츠에 청바지 입은 여자분! 바닥에 버린 담배꽁초 주우세요." "거기…, 노상 방뇨하는 사람, 당장 멈추세요."

폐쇄회로(CCTV)의 나라 영국에 이번에는 '말하는 CCTV'가 등장했다. 개인 사생활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 내무부는 전국 20개 도시와 각급 학교에 이 '말하는 CCTV'를 설치키로 했다고 로이터가 4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50만 파운드(약 10억원)의 예산도 책정했다.

새로운 CCTV는 기존 감시카메라에 음성 스피커를 부착, 카메라 영상을 통해 불법 행위를 적발한 지자체 직원이 주의를 주거나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치안 관리용으로도 이용된다. 올해 초에는 미성년자가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를 펑크 내거나 유리를 부수는 등의 사건 사고가 빈발하자 정부는 런던 중부 미들즈브러 지역에 시범적으로 '말하는 카메라' 12대를 설치했다.

존 리드 내무부 장관은 "12대를 시험 운용한 결과 싸움과 쓰레기 투기가 크게 줄었다"며 "이 카메라는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공중시설을 파괴하는 소수의 반사회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 전역에 설치된 CCTV는 총 420만 대로, 카메라 1대가 국민 14명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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