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요저널>『태백산맥』영화로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80년대의 가장 중요한 문학적 성과이자 대형 베스트셀러인 조정래씨의 대하소설『태백산맥』이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다.
『태백산맥』은 여순 사태→지리산지구 빨찌산 투쟁과 토벌→6·25→분단에 이르는 한국현대사의 피의 격류를 그린 2백자원고지 1만5천여장 전10권의 드라마다.
이번 영화화는 임감독, 제작자 이태원씨(태흥영화사), 그리고 작가조씨가 각각 영화화 욕심을 품고있다 조씨의 제의로 이뤄졌다.
태흥영화사는 조씨에게 원작료 사상 최고액인 1억 원을 우선 건네줬는데 앞으로 이 영화의 비디오용 및CATV용 편집이 있을 경우 원작료를 더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감독은『태백산맥』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이를 4∼5시간 짜리 1편으로 만들거나 아니면2시간30분 짜리 2편으로 나눠 연출할 계획이다.
임 감독은 극장여건 등 현실상 전진보다는 후자로 생각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각편은 영화적 완결은 갖되 이야기는 연속돼야 하기 때문에 1, 2편의 개봉간격을 당기기 위해 1편이 개봉되더라도 2편 제작은 계속 진행하게 된다.
임 감독은『나의 가족사에도 좌익활동으로 인한 깊은 상처가 있고 그 상처는 나의 연출작업에 일정한 영향을 끼쳐왔다』고 밝히고『이 때문에「태백산맥」은 이데올로기란 이름으로 사람이 회생돼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연출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해방공간 당시 좌우익격돌은 모두「애국」이란 관점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빨찌산 활동도 오늘의 시각에서 인간적·역사적으로 짚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이 영화는 나의 영화작업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며 당시를 체험한 세대로서 자신감도 있다』고 밝혔다.
태흥영화사는 각 편에 20억원 가까이 투입할 예정인데 주연급만도 10여명에 무수한 엑스트라, 대형 전투신, 그리고 각종 소품·특수효과 등을 감안해 그 이상의 제작비가들것도 각오하고 있다.
태흥영화사 이 대표는『임 감독과는「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만들어 수상도 했고「장군의 아들1, 2」로 큰 흥행실적도 올렸기 때문에 이 두 영화를 합쳐 확대 재생산하는 성격으로「태백산맥」을 제작하겠다』고 말했다.『태백산맥』은 조정래씨도 참여해 면밀하게 시나리오 작업을 한 다음 올 가을 크랭크인, 사계절을 다 담을 수 있는 내년 6월말께 촬영을 마칠 계획이다. <이헌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