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행세 올려 메우기로… 한·미 FTA로 자동차 세수 연 1000억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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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국내 자동차 세제를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하기로 함에 따라 배기량 2000㏄를 초과하는 중대형 승용차의 세금이 이르면 2009년부터 싸지게 됐다. 세금이 싸지면서 지방세인 자동차 세수가 연간 1000억원 정도 줄게 돼 정부는 주행세 세율을 올려 자동차세 부족분을 메우기로 했다. 3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한.미 FTA 협상 결과 자동차 세제는 ㏄당 ▶800㏄ 이하 80원▶800㏄ 초과~1600㏄ 이하 140원▶1600㏄ 초과 200원 등 3단계로 개편하기로 했다.

행자부는 국회에서 한.미 FTA 협정안이 비준되면 2009년부터 새로운 세제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예컨대 차종별로는 싼타페 2.2(2188cc)에 붙는 자동차세는 현재 48만1000원에서 2009년부터 43만8000원이 된다. 포드의 파이브헌드레드(2967cc)에 붙는 자동차 세금도 현재 59만3000원에서 53만9000원으로 낮아진다. 행자부 관계자는 "자동차세가 연간 1000억원 정도 덜 들어오면 지방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행세 세율을 일부 올려 지방세수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행세는 교통세(휘발유나 경유를 살 때 의무적으로 부과됨)의 26.5%를 차지하는데 이 비율을 높여 지방세를 충당하겠다는 설명이다.

김종윤.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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