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클럽 차이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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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퍼들의 체격이 커지면서 미국 스펙의 사용량이 많아지자 테일러메이드 코리아는 정식으로 미국 스펙을 수입했다.

아시안 스펙과 미국 스펙의 차이가 줄고 있다. 아시안 스펙이란 글로벌 골프 클럽 업체들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만든 클럽이다. 아시아인은 체형과 근력 등이 서구인과 달라 서양인에 맞게 제작된 클럽보다 가벼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샤프트가 '미제'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 아시안 스펙의 특징이다. 근력이 약한 아시아인이 쉽게 휘두르면서 공을 멀리 보내려면 이런 장비가 적당하다.

똑같은 R(레귤러) 샤프트라도 미국 스펙이 아시안 스펙에 비해 더 단단하다. 또 손이 작은 아시아인의 특성 때문에 그립의 굵기도 가늘다. 헤드 페이스의 반발력도 규격을 넘는 비공인이 많다.

그러나 점차 이런 차이가 줄고 있다. 동양에서는 서양인들과 체격이 비슷한 젊은 골퍼가 늘어나고 있고, 서양에서는 '쉽게 치는 클럽이 좋은 클럽'이라는 생각에서 클럽의 무게를 줄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미국 스펙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기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클럽 업체의 한국 지사는 미국 스펙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는 개별 수입업자들이 미국 스펙을 수입, 인터넷을 통해 싸게 팔고 있다.

그러자 테일러메이드 코리아가 미국 스펙을 공식 수입하기 시작했다. 국내의 미국 스펙 시장을 흡수하겠다는 포석이다. 인터넷 쇼핑몰인 AK골프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데 기존의 아시안 스펙과 마찬가지로 미국 스펙도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미국 스펙이 정품이 된 것이다.

반면 캘러웨이는 "아직 미국 스펙과 아시안 스펙에 차이가 있다"며 "미국 스펙을 수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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