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미CBS앵커로 활약 월터 크론카이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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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TV저널리즘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 월터 크론카이트씨(76·CBS특별보도위원)가 한국에 와 20일 오후 서울 호텔신라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앵커맨의 효시로 기록되며 62년부터 20년 가까이 CBS 앵커를 맡은 크론카이트씨는 SBS초청으로 지난 17일 내한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방송뉴스관과 함께 한반도 통일문제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앵커의 자질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기사의 취재·편집·보도를 완전히 이해하고 넘겨받은 기사를 신속히 분석·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앵커란 모름지기 빠른 시간 안에 기사의 초점을 잡아내 이를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크론카이트씨는 못박는다.
그가 밝힌 뉴스선정기준에 대한 비유가 눈길을 끈다.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듯 뉴스는 그렇게 선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에는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가 우선 고려돼야죠. 이웃-국내-국외의 순서로 그 중에서도 우리이웃의 생활과 경제, 아이들 문제는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보도의 정확성과 완결성 못지 않게 시간적·공간적 제한이 있을 때 앵커는 양쪽을 공정히 다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걸프전당시 미국방송뉴스가 지나치게 미국인의입장에서 다뤄지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크론카이트씨은 『미국방송은 미국의 입장에서 보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 언론 역시 한국인에게 가장 관심이 큰 사항을 다루게 마련』이라면서 『그 때문에 세계의 각 지역 뉴스를 균등하게 취급하는 국제방송국이 생겨야 한다』는 나름의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한반도문제에 대해 『지금과 같은 화해 분위기에 힘입어 하루빨리 통일되기 바란다』며 『통일이 안될 이유가 없다』고 낙관했다. <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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