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대통령 교육·과학 보좌관 니콜라이 말리셰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핵무기개발및 생산에는 거대한 규모의 시설·투자가 필요합니다. 강대국들만 가능하지요. 북한의 경우 현재의 경제력으로 과연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갑니다.』
북한의 핵사찰문제가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을 방문한 니콜라이 말리셰프옐친러시아 연방대통령보좌관(교육·과학담당)은 북한의 핵을 우려하는 미국측 시각과는 조금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경남대(총장 박재규)초청으로 러시아연방 국립극동대학교(블라디보스토크소재) 쿠릴로프 총장 등과 함께 19일 서울에 도착한 말리셰프 보좌관은 최근 소련의 연방해체에 따른 핵기술자들의 해외유출 우려에 대해 『그 같은 사실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정치적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러시아정부차원에서 대책을 세워놓고 있음을 시사했다.
옐친 대통령 측근 실력자중 한 사람인 말리셰프 보좌관은 『옐친 대통령으로부터 한국과의 협력문제를 잘 추진하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양국간 서명할 문안작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그의 방한이 오는 4월께로 알려진 옐친 대통령의 한국방문 사전준비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방문을 끝내고 모스크바로 돌아가면 옐친 대통령의 대한태도가 적극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러시아연방간 인적교류에 대해 그는 『학생들간 어학수업교류, 특히 전자·기계공학전공 대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하는데 관심이 높다』며 『극동대학교에서 희망하는 한국문화센터 건립을 뒷받침하는 등 러시아내 여러 도시에 한국문화센터가 건립되어 5천년 전통의 한국문화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소련국내사태에 대해 『하나의 거쳐야할 정치적 과정이나 변화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점』이라며 『경제문제가 해결되면 정치문제도 갈 풀러나갈 것으로 보나 각 공화국마다 경제사정이 달라 경제통합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리셰프 보좌관은 방한기간 중 정원식 국무총리·김종인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 정부지도자들을 만나고 삼성전자를 방문, 양국간 경제·과학협력문제를 논의한다. <이규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