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 … 프로배구 '현대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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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V2-.

2005~2006 시즌 프로배구 V-리그 통합챔피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올 시즌 어딜 가나 'V2'(2년 연속 우승)를 외쳤다. 외침은 헛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삼성화재 블루팡스를 3-2로 꺾고 3연승으로 우승했다. 1, 2차전을 3-1, 3-0으로 쉽게 이긴 현대캐피탈이었지만 3차전에서는 "자존심까지 잃을 순 없다"며 이를 악물고 나선 삼성화재에 고전했다.

1세트를 현대캐피탈이 25-21로 따냈을 때만 해도 현대캐피탈의 손쉬운 우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2세트 삼성화재 레프트 손재홍(19득점)의 맹활약과 판정 항의가 이어지면서 흐름이 삼성화재 쪽으로 넘어갔다. 현대캐피탈은 2, 3세트를 내줘 오히려 뒤쫓아 가는 입장이 됐다. 4세트에서 블로킹의 위력이 되살아난 현대캐피탈은 11점 차(25-14)의 대승을 거두며 승부를 끝까지 몰고 갔다.

5세트, 현대캐피탈 숀 루니(30득점)의'원맨쇼'가 시작됐다. 루니는 삼성화재 레안드로(26득점)의 공격을 가로막아 첫 득점을 올리더니 5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이 공격으로 얻은 6점 중 5점을 혼자 뽑았다. 우승 청부사다운 면모였다. 루니는 기자단 투표에서 38표 중 20표를 얻어 지난 시즌에 이어 또다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주전들이 도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바람에 팀 훈련이 부족했고, 수비의 핵인 오정록과 장영기는 부상으로 벤치만 지켰다. 미국에서 비치발리볼을 했던 루니도 훈련 부족으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V-리그 두 시즌 연속 챔피언에 오른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챔피언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쓴 뒤 우승 플래카드 앞에서 즐거워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현대캐피탈의 고민은 시간이 해결해 줬다. 3라운드 후반부터 전열을 갖추더니 1~3라운드에서 자신들에게 연패를 안긴 삼성화재를 4~6라운드에서는 연거푸 잡았다. 정규리그 2위에 그쳤지만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연승 등 포스트시즌 5승 무패의 완벽한 우승을 일궜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 배구를, 아니 배구를 사랑해준 팬들과 우리 선수들이 고맙다"며 "지금까지 선수들에게 너무 혹독하게 대했는데, 이젠 서로 믿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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