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매년 헌금/3공∼6공에 5억∼백억제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정주영씨 “추석연말 두차례냈다”
가칭 통일국민당 창당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주영 전현대그룹명예회장은 8일 오후 서울 청운동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공부터 6공까지 현대그룹측이 청와대에 낸 정치헌금 규모를 폭로하고 『현정치·경제·사회적 위기는 현정부와 여당의 국가경영능력과 정치철학의 빈곤에 있다』며 현정권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관계기사 5면>
국내 대기업에서 역대 정권에 낸 정치헌금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여부와 관련,정·재계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이날 자신의 정치참여 이유를 밝히기 위해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3공때부터 6공까지 통치자(대통령을 지칭)에게 추석과 연말 두차례에 걸쳐 정치헌금을 냈다』고 말하고 『6공초 추석 20억원·연말 30억원을 냈으나 받는측에서 섭섭해하는 것 같아 추석 30억원·연말 30억원으로 올렸다가 다시 액수를 50억원으로 올렸다』며 『2년전쯤 1백억원을 한꺼번에 낸 것이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또 『3공때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정치헌금을 내기시작했으며 처음에는 5억원정도였으나 3공말에는 20억원을 냈다』고 말하고 『전두환 대통령에게는 추석 20억원,연말 30억원씩 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현정권이 지난 5년간 집권하면서 경제를 이렇게 위기에 몰아넣었는데 앞으로 5년을 더 집권한다면 영원히 수렁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확인해 보겠다”/청와대관계자
청와대측은 정주영 회장의 정치헌금주장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한 전화를 받고 『확인해보겠다』고만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