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래 책임지겠다는 정치인이 FTA 반대하는 것 이해 못해"

"국가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정치인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FTA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개방을 하지 않고 한국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통합신당추진모임의 강봉균(사진) 의원이 정치권에서 한.미 FTA 지지에 총대를 멨다. 그는 노무현 정부들어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을 지낸 정치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강 의원은 27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선진화포럼 주최의 월례 토론회에서 작심한 듯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은 "개방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농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정치인들이 반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FTA 협상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들어간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 등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집단은 글로벌 세계경제에서 살아남으려는 의식이 상당히 결여돼 있다"고 공박했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에서 "(일부 정치인들의) 농성이 최대한 국익을 반영하라는 촉구의 의미라면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대선 주자들인 만큼 개방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방경제에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한나라당도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한.미 FTA 반대 움직임을 "표를 얻기 위한 쇼"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장관을 지냈던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FTA 반대를 외치고 나선 것은 표만 생각하는 대선용 정치 쇼"라면서 "협상 결과를 지켜본 후 차분하게 국익의 관점에서 찬반을 가려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수석정조위원장도 최고위원회에서 "김근태.천정배 의원의 FTA 단식농성은 한마디로 FTA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라며 "대표적인 여권 (대선) 주자들이 FTA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단식 농성 중인 김근태.천정배 의원 측은 즉각 반발했다. 김 전 의장 측 관계자는 "설사 장관을 지냈다 해도 4000만 국민의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뭐가 나쁘냐"고 반박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 측도 "처음부터 FTA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이제 와서 협상 내용을 보니 국익에 반하는 게 명백해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