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회견때 “후보 언질”/민주계 총선전 당대회 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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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후보」문제 막후절충 진전/민정계일부 “지명아닌 경선을”
노태우 대통령은 오는 10일께로 예정된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서 민자당 차기대권문제·정치일정 등에 분명한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져 후계문제에 대한 사실상의 지명을 할지 여부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자당 한 고위소식통은 4일 『2일밤 청와대의 민자당 중진모임에서 노대통령은 후계구도등 정치일정문제를 곧 결심하겠으며 마음에 다소 들지 않더라도 중진들은 그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관계기사 3면>
소식통은 『노대통령은 후계구도결정은 3당합당정신이라는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노대통령이 분당을 막는 방향으로 민자당의 대권을 둘러싼 당내갈등을 수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가의 고위소식통은 『노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특정인을 후보로 거론하지는 않으나 「언질」 수준의 후보가시화조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민주계측은 총선전 전당대회를 철회하는 선에서 절충점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핵심 여권내부의 반발과 민주계측의 보다 확실한 보장요구로 막판협의가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청와대측과 김영삼 대표의 민주계간 막후절충에서 이같은 노대통령의 뜻이 전달되면서 모종의 절충안이 마련됐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종찬 의원의 신정치그룹은 『경선 아닌 지명방식일 경우 경선을 요구하는 공개회견등 반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반발 움직임을 보여 민자당 대권갈등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여권의 또다른 고위소식통은 『노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을 김대표가 요구해온 노­김회동 이후 하게될지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청와대 참모들과 민주계 핵심측근간의 활발한 접촉과정에서 쌍방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된 만큼 분당 등의 극한 상황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막후절충이 상당히 진전을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계 핵심측근은 3당합당정신을 살리고 분당을 피하겠다는 노대통령의 의사는 김대표 지명쪽으로 결심을 굳혀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일부 민정계 의원들은 『원론적인 차원』이라고 해석,엇갈리고 있다.
노대통령은 그 자신의 결심에 따라 곧 당내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민주계와의 절충이 이뤄지는대로 곧 김영삼 대표와 회동,이 문제를 최종 마무리지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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