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절반이 세금안낸다/90년 근로소득별 분포·세금통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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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월수 백만원이상은 8%/일용직 매년늘어 16.7%나 차지/월수 30만원미만 저임근로자도 39.4%
나라안의 모든 근로자가 대상이 되는 유일한 전수조사를 토대로 한 90년기준 근로소득별 분포와 1인당 월평균 세금통계등이 나왔다.
세무당국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자료를 매년 전수분석하는 자료에 따르면 지난 88년부터 90년까지 3년간 ▲근로소득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도 ▲세금은 소득의 고하에 관계없이 다들 줄어들었고 ▲전체 근로자중 세금을 한푼이라도 내는 납세자비율이 해마다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50%에 못미쳐 전체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근로자중 고정급여가 없는 일용직 근로자의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어 경기 호황과 노조활동등이 맞물려 전반적인 실업률의 저하속에 일자리를 보장하는 직업의 안정도는 계속 떨어져가고 있음을 나타냈다.
▷소득분포◁
도표에서 보듯 「소득신분」의 상승이 뚜렷하다.
월1백만원 이상의 평균임금(매월받는월급·보너스포함)을 받는 사람이 88년의 2.8%에서 89년 5.3%,90년 7.9%로 늘고 있고,월70만원 이상의 비중도 88년 8%에서 지난해는 17.5%까지 높아졌다.
특히 월 30만원을 채 못받는 상용근로자의 비중이 88년만해도 전체근로자의 절반을 넘었으나(51.9%),90년에는 39.4%로 낮아졌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아직도 전체근로자(1천95만1천명)의 절반이 넘는 6백14만4천(56.1%)의 근로자들이 월 30만원미만의 저임금근로자 아니면 일용직 근로자라는 「우울한 통계」를 잡아낼 수도 있다.
▷1인당 월평균 세금◁
아직도 자유직업 소득자들보다 근로소득자들이 세금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도 사실이지만,지난 3년간 근로자들의 소득이 늘면서도 실제 내는 세금이 거꾸로 줄어든 것 또한 사실이다.
도표에서 보듯 89년과 90년의 세부담을 비교해볼때 가장 큰 폭으로 세금이 줄어든 계층은 월소득 70만∼1백만원의 근로자들로 경감폭이 31%에 이르렀다.
자유직업소득자들과의 과세형평이 문제가 되어 89년 고친 세법이 90년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과세자 비율◁
그같은 세법개정결과 누구나 한푼이라도 세금을 내야한다는 이른바 국민개세주의 원칙은 생각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과세자 비율이 90년 기준 46%로 아직도 50%가 안되며,특히 월소득 70만∼1백만원의 계층에 속하면서도 세금을 한푼 안내는 사람이 89년의 6.5%에서 90년에는 9.2%로 크게 늘었다.
월소득 50만∼70만원 계층중 세금을 안내는 사람들 역시 89년의 17.5%에서 90년에는 21.4%로 크게 뛰었다.
▷일용근로자◁
전체근로자중 일용근로자의 비중은 88년 14.7%,89년 16.4%,90년 16.7%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직업의 불안정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이한 현상은 비록 일용근로자라도 면세점 이상이어서 세금을 내는 사람의 비중이 89년의 10.2%에서 90년에는 20%로 뛰어올랐다는 사실이다.
일용직의 임금이 크게 오르고 있는 현상이 그대로 세금에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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