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서 조국 떠날순 없다”/고르비 미 CBS­TV와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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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개혁의 길 선택 후회없지만 약간의 과오인정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22일 미 CBS 텔리비전과의 회견에서 미국·일본·독일·프랑스의 대학등으로부터 강의를 맡아달라는 등 여러 제의를 받았지만 소련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귀하의 거취는.
『정치의 세계를 떠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조만간 결정될 것이다. 알마아타 독립국가 공동체 정상회담 결과의 공식문서를 받아 독립국가공동체가 현실임을 확인하는대로 수일내에 나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옐친은 어떤 사람인가.
『지금까지 그는 정치가로서의 면모만이 부각됐다. 그러나 그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실제로 많은 일을 해냈다. 엄청난 책임이 그의 양어깨에 달려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기 희망한다.
그는 성실하다. 압력에 굴하지 말고 동요하지 않으며 일관성있기를 바란다. 또한 그가 보다 민주적이기를 희망한다.』
­당신은 소련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인기가 있는데.
『이 나라에 무슨일이 벌이지고 있는지 밖에서 볼때와 안에서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제도는 변해야 하지만 제도를 바꾸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당신이 한일에 대해 만족하는가.
『근본적으로 개혁의 길을 선택한데 대해 의문을 제기할 생각은 없다. 물론 개혁이 인민의 생활을 악화시켰음을 알고 있으며 다소의 오판이 있었음도 부인하지 않는다.』
­몇개의 미국대학들은 당신이 교수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한바 있는데.
『나는 이 나라에서 태어났고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이곳에 살것이다. 더욱이 이같은 위기상황속에서 이 나라를 떠날 생각이 없다. 미국에서뿐 아니라 일본·독일·프랑스로부터도 진지하고 흥미있는 제안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들의 제안을 나의 이곳에서의 정치적·사회적 활동과 연관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인사와 함께 우리 두사람의 입장이 어떻게 되든 지금까지의 협력관계가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싶다.』
­부시 대통령이 현재의 소련상황에 대해 입장을 바꾸었다고 생각하나.
『부시나 베이커 국무장관의 입장이 바뀌었다면 그것은 이 나라에서 벌어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세밀히 관찰하면 잘못 판단한 것은 우리뿐 아니며 미국쪽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미정부가 배신했다고 생각하나.
『아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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