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러시아공 최고회의의장|하스블라토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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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루슬란 하스블라토프 소련러시아공화국최고회의의장(46)은 11일 『러시아등 슬라브계 3개공화국이 8일 창설을 선언한 독립국가공동체는 「옛소련」의 엄연한 계승자』라고 말했다.
박준규국회의장 초청으로 8일 방한한 하스블라토프의장은 이날 귀국에 앞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독립국가 공동체는 그동안의 개혁정책이 빚은 자연스런 부산물이며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 올해초부터 심사숙고끝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정치생명과 관련, 하스블라토프의장은 『독립국가 공동체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취한다면 높은 국제적 신망등으로 미뤄 중요한 역할을 맡을수 있을것』이라면서도 『개인적 정치생명보다는 역사와 후손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퇴진이 임박했다는 암시를 주었다.
그는 독립국가공동체 창설로 국가권력의 진공상태가 메워졌다고 전제, 종전까지 연방정부가 맡아온 국제적 의무와 권리를 공화국정부들이 인수했으므로 한국등 외국은 공화국정부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스블라토프의장은 북한의 핵사찰문제에 대해『모든 핵무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으나 미국등 일각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력에 의한 강제핵사찰에 대해서는 『북한을 설득할수 있는 평화적 수단이 있다고 본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하스블라토프의장은 10일 노태우대통령에게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옐친대통령을 대신해 구두로 인사말을 전달했을뿐』이라고 해명했다.
모스크바대출신의 경제학박사로 소련과학아카데미회원과 플레하노프 경제대학교수를 역임한 하스블라토프의장은 지난해3윌 러시아공화국인민대의원겸 최고회의 제1부의장에 선출돼 3개월여만에 최고회의의장대행이 된뒤 지난달부터 의장으로 일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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