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MBC PD수첩, 제2김대업 사태 만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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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관련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의 20일 방송 ‘검증인가? 음해인가?-「이명박 리포트」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강력한 대응 의사를 밝혔다. 나경원 대변인은 21일 "어제 방송된 PD수첩은 한 마디로 의혹증폭방송이었다"며 "강재섭 대표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전달하고, 항의방문단도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한나라당 지도부는 "제2의 김대업 사태가 PD수첩을 통해 촉발되는 게 아니냐" "함량미달의 방송을 예의주시하겠다"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를 통한 대응과 더불어 당 홍보위원회나 특위를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전여옥 최고위원과 전재희 정책위원회 의장도 각각 "제2.제3의 방송이 예정돼 있다고 하니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논의 확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도 "MBC가 방송 시간의 70% 정도를 이명박 후보가 돈을 줘서 위증을 유도했다는 김유찬의 주장을 반복하는 데 할애하거나 그걸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며 "검증을 빌미로 한 음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예전의 김대업 상황을 연상시키는 일"이라며 "당시 KBS가 메인 뉴스에서만 김대업의 주장을 68번 반복해 사실처럼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MBC 시사교양국 송일준 국장은 "언론은 대통령 후보 가능성 있는 인물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검증할 의무가 있다"며 "국민이 프로그램을 본 뒤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권이 특정 후보에 유불리하다고 비난하거나 제2 김대업 사태와 연결짓는 것 등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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