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강국 코리아 흔들리나… 중국 벌크선 수주량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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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이 두 달 연속 한국을 앞질렀다. 당장 큰일이 나지 않겠지만 '세계 1위'자리에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조선.해운시황 전문 분석회사 클락슨이 19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중국은 1,2월 두달 간 38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는 200만CGT를 따낸 데 그친 한국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중국은 1월에도 전세계 수주량(280만CGT)의 절반인 138만CGT를 수주해 가볍게 수위에 오른 여세를 몰고 있는 것이다. 1, 2월 중국 선박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9% 급증한 것이다. 이는 전세계에서 발주한 780만CGT의 절반 가까운(48.7%) 규모다.

조선업계에선 벌크선에서 우위를 보이는 중국 조선업계가 벌크선 시장 급신장으로 반사 이익을 본 것으로 풀이했다. 벌크선 발주는 올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늘었다.

수주한 뒤 아직 배를 지어 인도하지 못한 수주 잔량 물량에선 한국이 여전히 수위였다. 지난달 말 현재 이 물량은 한국의 경우 4270만CGT, 중국은 3040만CGT, 일본은 2810만CGT였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조만간 중국에 추월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국은 일본과 1999, 2000년 세계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다가 2001년부터 확고한 수위로 치고 올라갔다. 이런 모습이 조만간 한.중 조선업계 간에도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한국조선공업협회 한장섭 부회장은 "국제적으로 예정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발주가 조만간 본격 개시되면 수주량 면에서도 다시금 중국을 앞지를 것"으로 낙관했다. 특히 한국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중국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있어 당장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수주잔량 기준의 조선소별 순위를 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 빅3를 비롯해 국내 6개 조선사가 두 달 연속 세계 1~6위를 차지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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