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공경 않는 어른과 버릇없는 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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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가족계획 등으로 자녀가 한 가정에 보통 한 두명이다 보니 부모들의 아이들에 대한 과잉보호가 지나친 것 같다.
집안에서고 바깥에서고 버릇없이 굴어도 야단치지 않고,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른들을 공경할 줄 모르고 자기가 제일인 듯 설치고, 남이야 알 바 없다는 의식 속에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물들어 가고 있다.
예부터 부모님과 노인 등 어르신네들을 공경하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었는데 핵가족화되는 상황에서 그런 의식은 점차 사라져 가는 듯 해 안타깝다.
기성세대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가. 그것은 부모님을 정성으로 공경하고 모시면서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가고 사회생활에 있어서 남일지라도 힘없는 노인들을 예의를 갖춰 친절히 대해 드려야 하는 것이다.
낳아주신 부모님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해 보살피지 않고 자식들이 자기들 편한대로만 하려는 사고방식으로 대접해서는 안된다.
노인이 되면 가족에게서 무시당하는 것 외에도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남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불친절을 당하는지는 젊은 사람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차를 타도 자리 양보를 받기는 고사하고, 노인이기에 부자연스런 행동으로 민첩함을 보이지 못해 느리게 차문 앞으로 나서면 늦게 나왔다고 고함치는 일부 운전기사들도 있다.
시장에서도 보면 노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몰지각한 일부 상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동네에서 젊은이와 노인이 무슨 문제로 다투게 되면 노인들께 불손한 태도로 힘을 과시하려는 듯 우격다짐을 부리는 사람도 보았다.
세상이 각박해지다보니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노인 등 어른들을 공경하는 모습을 제대로 찾아볼 수 없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 어른들이 먼저 좋은 본보기를 보이자. 더 이상 예의를 잊고 사는 사람들이 늘지 않도록 우리 국민 모두 서로를 내 가족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사회에 따스함이 가득케 해야할 것이다. 서희숙<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양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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