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예방|희귀혈액 비축|혈액 장기보존술 국내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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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상인교수·권석운씨팀 개가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예방, 희귀혈액의 비축 등에 이용될 수 있는 혈액의 장기보존법이 국내 기술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의대 김상인교수(임상병리과)팀과 보라매병원(서울대법원과 자매병원)권석운과장(임상병리과)팀은 최근 최장 20년까지 적혈구를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기존의 혈액장기보존법으로는 최장 42일간이상 보관할 수 없어 늘어나는 혈액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권과장은 『자신의 혈액을 보관했다가 심장수술등 큰 수술을 할 때 자가 수혈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오염된 혈액의 수혈에 따른 각종 감염성질환의 전염 우려가 높아져 자신의 혈액을 장기 보관하는 방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고 개발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혈액의 장기보관을 위한 기술적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쉽게 실용화되지 못했다.
즉 적혈구를 급속히 냉동시키는데 성공했다 할지라도 이를 해동시키는 과정에서 적혈구 세포가 깨지는 등의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또 장기보관을 위해 적혈구를 얼리는 과정이나 녹이는 과정에서 동결보호제로 사용하는 글리세롤이 균일하게 섞여야 효과적으로 수혈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 필요한 시설의 문제 등도 어려움으로 지적됐다.
실제 장기보관을 위해 적혈구는 냉동→해동→탈글리세롤의 과점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적혈구의 회수율이 75%는 넘어야 국제적으로 공인 받는 장기보관법이 될 수 있다.
김교수팀의 경우 최고 82%의 회수율을 기록해 성공적인 보관법으로 학계에서 평가받고 있다.
권과장은 『이 같은 냉동보관과정을 거친 혈액을 3명의 실험자에게 주입한 결과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며 『특히 이 보관법은 충분한 세척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각종 감염의 위험을 크게 줄일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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